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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회로설계에서 대학원은 필수일까?

요즘 반도체 채용/구직 시장을 보면서 든 생각 내 주변은 대부분 석사 아니면 박사네. 학사는 열명중에 한명 정도? 그런데 지금 하는 업무를 보면… 솔직히 이거 석박사 학위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인가? 회사는 그냥 전공자가 깊이 연구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신입에게...

반도체 회로설계에서 대학원은 필수일까?
Photo by Tingey Injury Law Firm / Unsplash
요즘 반도체 채용/구직 시장을 보면서 든 생각

내 주변은 대부분 석사 아니면 박사네.

학사는 열명중에 한명 정도?

그런데 지금 하는 업무를 보면…

솔직히 이거 석박사 학위가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인가?

회사는 그냥 전공자가 깊이 연구하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신입에게 맡긴다.

신입들이 주로 하는건…

  • 스펙 문서 읽고… 맞춰서 설계
  • 검증
  • 사내 flow 맞춰서 툴 돌리기
  • 버그 / violation 수정하기…

이거 다 학위가 있어야 하는 게 아닌데.

1. 관련 책 / 매뉴얼 좀 읽고

2. 프로젝트 좀 해보고

3. 현장에서 몇 달 부딪히면서

4. AI 돌리면서

5. 똑똑한 선배들의 지도를 받으면 되는데.

오히려 학교에서 10 to 10 하듯이 회사에서 하거나,

작은 실험 하나에 몇 달씩 걸리는 연구실 사고방식으로 fab이나 설계하우스 실무에 들어오면,

아 점심 먹고 해야겠다… 아 왜 이렇게 일이 많지… 아 폰이나 잠깐만 볼까… 벌써 5시임? 이런 상황이 생긴다.

이게 시간이 지나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저 사람은 회사에 오래는 있는데 뭘 하는지 모르겠네..." 이런 생각으로 보이지, 열심히하고 있든 말든 신경도 안 쓴다. "회사는 보여지는 성과"가 중요하니까.

더 재미있는 건: 들어와서 하는 일이 대학원 연구분야랑 전혀 다른 사람이 태반이라는 거.

석사 때는 가속기 연구했는데, 막상 회사에서는 그냥 P&R 런돌이 할 수도 있음.

그럼 대체 그 석사 2년, 박사 5년은 뭐였을까?

“문제 인식&해결을 위한 메타인지“

DOE 설계, 체계적인 문제 접근, 변수 통제, 통계적 사고, 원인 규명 프로세스, 인내력 같은 것들.

석사, 박사 학위를 땄다는 것은 위 과정에 대한 대학 인증을 받은 것.

그래서 이런게 취업, 이민에 도움이 된다.

A circuit board illuminated by vibrant green light and reflections
Photo by Brecht Corbeel on Unsplash

근데 그 기술 스택 자체는 대부분 현장 와서 새로 배움.

그리고 학사들도 석박사 선배들한테 잘 지도 받으면 위 능력을 회사에서도 받을 수 있다.

학계에 남아있을거라면 대학원은 필수적인데,

산업계에 올거라면 대학원은 굳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원 2년 다닌사람 vs 회사 2년 사람 다닌 사람 비교하면, 회사 경력자가 아마 더 잘할 가능성이 높음.

아, 졸업요건(성과) 빡센 연구실 or 초기 환경 셋업 안 되어있는 연구실의 경우, 회사 2년 다닌 사람보다 이 사람들이 더 전문가일 가능성이 큼.

반도체 산업에서 석박사 학위는 필수인가, 아닌가?

나는 후자에 점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봄.

옛날에는 학부생들이 Design verification, EDA, … 이런 분야를 어디서 배울 수가 없으니까 대학원이 필수였음. 아니 그냥 툴 자체 접근을 못했으니.

근데 지금은 코세라, ETRI, 오픈소스툴, 각종 대학 교육들에 엄청 많고, AI랑 유튜브가 너무 잘 가르쳐준다.

심지어 개인 Tape-out도 가능한 시대.

FPGA로 가속기 설계한 그런거 말고, 직접 ASIC으로 가속기 칩 설계해서 칩 실물이랑 다이 레이아웃 들고 면접장 가서 본인 포트폴리오만 설명해도 무조건 뽑을듯.

지금 현재 잡 마켓은…

채용담당자 입장에서도,

대학원 학위가 실제로 필요해서가 아니라, 지원자가 너무 많으니까…

어차피 다들 해봤다는거 보면, "어디 교육 수료 + 무슨 FPGA 프로젝트 경험" 이거고, 면접 때 깊은거 물어볼 수도 없음.

결국 어떻게 되냐면...

기왕이면 석박사 애들을 데리고 키우자라는 생각으로 채용한다.

첫 구직이 힘들다는 건 아는데,

내가 디지털 설계만 하니까 아날로그 쪽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가 드는 생각은...

차라리 대학원 N년 동안 논문 쓰는 대신, 반도체 회사에서 N년 일한 사람이 더 앞설 수도 있다.

  • 젠슨 황도 학사 마치고 엔지니어 경력 하다가, 스스로 배움의 갈망을 느껴서 석사를 한 케이스이고,
  • 설계의 신이라고 불리는 짐 켈러도 학사임.
    • 본인은 누구나 AI를 사용하는 시대에는 더 많은 설계의 신들이 학사 출신들에서 나올 것이라고 믿음.

결론은 이렇다.

석박사가 꼭 필요한 분야라면 가야 하고,

그게 아니라면 눈 낮춰서라도 빨리 산업계로 들어오는 게 장기적으로 더 이득인 경우가 많다.

학교 리소스와 산업계 리소스 자체가 다르니, 빨리 그 산업 환경에 적응한 사람이 결국 앞서게 되어 있음.

그냥 요즘 그런 생각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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