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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O는 왜 레이저를 밖에 둘까: 열·광손실·교체 비용의 균형

광 엔진을 칩 가까이 놓는 것과 레이저를 밖에 두는 것은 다른 결정이다. 광손실과 고장 시 중단 범위를 계산하면 외부 광원의 이점과 대가가 보인다.

Intel optical I/O chiplet prototype disclosed in 2024, with integrated lasers. Shown as the integrated-source alternative, not an external-laser product. Credit: Intel Corporation.
Intel optical I/O chiplet prototype disclosed in 2024, with integrated lasers. Shown as the integrated-source alternative, not an external-laser product. Credit: Intel Corporation. Source: Intel Newsroom.

반도체 옆에 광통신 회로를 붙이면 전기 신호가 달려야 하는 거리는 짧아진다. 그런데 빛을 만드는 레이저까지 반드시 그 옆에 놓아야 할까. CPO에서 광 엔진과 레이저의 위치는 서로 다른 설계 결정이다.

Ayar Labs는 광 엔진 TeraPHY에 외부 광원 SuperNova를 연결한다. 반대로 Intel이 2024년 공개한 광 I/O chiplet 시제품은 레이저를 광집적회로에 포함했다.[1][2] 두 방식 모두 연산 칩 가까이에서 전기와 빛을 연결한다. 차이는 빛을 만드는 부품의 열, 조립, 고장을 어디까지 함께 책임질 것인가에 있다.

2026-09-16 Ciena가 ECOC 발표에서 광 엔진과 액체 냉각을 함께 다룬 것도 이 문제가 광소자 하나로 끝나지 않음을 보여준다.[3] 외부 레이저의 장점을 이해하려면 먼저 빛을 공급하는 경로와 데이터를 보내는 경로를 나눠 봐야 한다.

빛을 만드는 일과 데이터를 싣는 일은 다르다

연산 칩은 전기 신호를 만든다. 광통신에서는 이 신호를 빛의 변화로 바꾸고, 반대편에서는 그 변화를 다시 전기 신호로 읽는다. 빛에 데이터를 실어 주는 장치가 변조기이고, 도착한 빛을 읽는 장치가 광검출기다.

외부 광원을 쓰는 구조에서는 레이저가 연속적인 빛을 공급한다. 패키지 가까이에 있는 변조기가 그 빛에 데이터를 싣는다. 따라서 레이저에서 광 엔진까지 들어오는 광섬유와, 변조된 신호를 상대편으로 보내는 광섬유는 역할이 다르다. 광 엔진을 연산 칩 가까이 붙이면서 레이저는 떨어뜨려 놓을 수 있는 이유다.[4]

Separate paths for continuous-wave light, electrical data and modulated optical data.
Figure 1. Light supply and data transmission are separate paths. Conceptual external-laser architecture; not a product layout. VLSI Korea.

기존의 꽂았다 뺄 수 있는 광모듈은 보통 장비 전면에 있다. 칩이 만든 고속 전기 신호는 보드 배선을 거쳐 그 모듈까지 가야 한다. 속도가 높아질수록 배선에서 신호가 약해지고 이웃 신호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를 보정하는 회로에도 부담이 커진다.

CPO는 이 전기 구간을 줄이는 선택이다. 빛 자체가 항상 더 빠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은 부족하다. 전기 신호를 복원하는 데 드는 전력과 배선 공간을 줄일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짧은 구간에서는 구리 연결이 여전히 유리할 수 있고, 광변환에도 회로와 전력이 필요하다.

VLSI Korea의 판단: 광 엔진을 칩에 가까이 놓는 이유는 고속 전기 경로를 줄이기 위해서다. 레이저를 밖에 놓는 이유는 광원의 열과 교체를 따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두 결정을 하나로 묶으면 설계의 대가가 보이지 않는다.

밖으로 꺼내면 무엇이 좋아질까

외부 레이저의 첫 이점은 열을 관리하는 공간을 분리하는 데 있다. 대형 연산 칩 주변은 이미 전력과 냉각의 제약이 큰 곳이다. 광원을 밖에 두면 그 칩의 배치와 냉각 조건에 광원의 설계가 덜 묶인다. 다만 ‘밖’은 반드시 랙 밖을 뜻하지 않는다. 어떤 부품과 열적으로 분리했는지, 어느 위치에서 교체하는지를 실제 장비 구조로 확인해야 한다.

두 번째는 수리 단위다. 광원이 약해졌을 때 광원 모듈만 바꿀 수 있다면, 정상인 연산 칩이나 광 엔진까지 함께 교체할 필요가 줄어든다. OIF의 ELSFP는 외부 레이저용 탈착 모듈과 전기·광 연결을 다루는 규격이다.[4] 하지만 탈착 가능하다는 말이 서비스 중단 없는 교체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예비 광원과 경로 전환이 없다면 빛을 공급받는 연결은 교체 동안 멈출 수 있다.

세 번째는 여러 송신 경로에 빛을 나눠 주는 방식이다. NVIDIA는 Quantum-X 설계 설명에서 하나의 외부 광원 모듈 안에 레이저 8개가 있고, 그 모듈이 송신 lane 32개에 빛을 공급한다고 밝혔다.[5] 여기서 레이저, 모듈, 데이터 lane은 서로 다른 단위다. 이 사례를 다른 회사의 패키지나 모든 CPO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100Tb/s를 나눠도 레이저 개수는 나오지 않는다

통신 용량을 lane 속도로 나누면 같은 속도의 연결이 몇 개에 해당하는지는 계산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광섬유나 레이저 개수까지 알 수는 없다. 하나의 광섬유에 여러 파장의 빛을 함께 실을 수도 있고, 하나의 광원에서 나온 빛을 여러 변조기로 나눌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100Tb/s ÷ 200Gb/s = 500이라는 산술은 맞다. 그러나 양방향 합계인지 한 방향인지, 부호화에 쓰는 부분을 포함했는지부터 맞춰야 한다. 그 뒤에도 파장 수, 분배 방식, 광섬유 구성과 예비 경로가 필요하다. 이를 곧바로 레이저 500개 또는 광섬유 500가닥으로 읽으면 안 된다.

OCI-MSA의 2026년 광 인터페이스 규격은 한 방향의 신호를 파장 4개에 나누고, 각 파장에서 53.125Gb/s를 전송하는 구성을 설명한다. 합계는 212.5Gb/s이며, 이 선로 속도 전체가 사용자 데이터라는 뜻은 아니다.[6] 같은 ‘200G’라는 이름 아래에도 전기 인터페이스와 광 파장의 대응 관계가 들어 있다.

Four wavelength channels carry 53.125 Gb/s each, adding to a 212.5 Gb/s line rate in one direction.
Figure 2. A line-rate example from OCI-MSA v1.0. Four optical wavelengths do not imply four separate fibers. Opposite-direction traffic and payload overhead are not included in this sum. VLSI Korea.

설계 검토에서는 총 대역폭 옆에 세 가지를 더 적어야 한다. 한 방향의 실제 데이터 양, 광섬유당 파장 구성, 광원 하나가 담당하는 송신 경로다. 이 정보가 없으면 커넥터 개수도, 고장 영향 범위도, 전력도 계산할 수 없다. 숫자를 크게 만드는 것보다 숫자가 가리키는 경계를 맞추는 일이 먼저다.

광원을 멀리 두는 대가는 광손실이다

밖에서 만든 빛은 광 엔진에 도착해야 한다. 커넥터를 통과하고, 광섬유를 지나고, 여러 갈래로 나뉘는 동안 각 경로에 남는 광출력은 줄어든다. 레이저를 외부로 옮겨 얻은 열 관리 이점이 이 손실을 보상하고도 남는지를 계산해야 한다.

간단한 가상 설계를 보자. 변조기 입력마다 연속광 10mW가 필요하고, 광원 하나를 4개 입력에 똑같이 나눠 준다고 가정한다. 분배 외의 전달 손실은 3dB로 놓는다. 이는 특정 제품의 사양이나 측정값이 아니라 설계 관계를 설명하기 위한 예다.

손실이 없더라도 입력 4개에 필요한 광출력의 합은 40mW다. 3dB 손실을 보상하려면 약 2배를 보내야 하므로, 광원의 출력은 10mW × 4 × 10^(3/10) ≈ 80mW가 된다. 분배 자체의 몫은 입력 수 4에 이미 반영했으므로, 이를 다시 분배 손실로 더하면 이중 계산이다.

Required source optical power for four inputs at 10 mW each rises with delivery loss.
Figure 3. Illustrative optical budget: four inputs at 10mW each. The horizontal axis excludes ideal four-way splitting, already represented by the four inputs. No product measurement is implied. VLSI Korea.

같은 조건에서 추가 손실이 6dB면 약 159mW가 필요하다. 손실이 3dB 늘어나는 것만으로 요구 광출력이 거의 두 배가 된다. 입력 수를 늘리거나 커넥터가 늘어날 때 왜 광원 출력뿐 아니라 결합 효율을 함께 봐야 하는지 드러난다.

전기 소비전력은 다시 별개다. 전기에서 빛으로 바꾸는 효율을 가상의 20%로 놓으면 80mW를 만들기 위한 변환 전력은 약 400mW다. 이것도 드라이버, 온도 제어, 관리 회로를 모두 포함한 모듈 전력이 아니다. 광출력 mW와 장비 소비전력 W를 직접 비교해서는 안 된다.

실제 설계에는 수명에 따른 출력 저하와 온도 변화, 커넥터 상태에 대한 여유도 남겨야 한다. 또 너무 강한 빛을 무조건 넣을 수는 없으므로 부품의 허용 범위도 확인해야 한다. 이 글의 단순 계산은 광원에서 변조기 입력까지의 예산이며, 변조 후 상대편 수신기까지의 링크 예산은 따로 계산해야 한다.

레이저만 밖에 두면 온도 문제는 끝날까

광 엔진 안의 소자도 온도의 영향을 받는다. 작은 고리 모양의 광경로를 이용하는 microring 변조기는 특정 파장에서 강하게 반응하도록 설계한다. 이를 설명하는 단순한 공진 조건은 고리를 한 바퀴 도는 광학적 길이가 파장의 정수배가 되는 것이다. 온도에 따라 재료의 광학적 특성이 바뀌면 잘 반응하는 파장도 움직인다.

따라서 광원이 안정적으로 빛을 보내더라도, 변조기가 그 파장에 맞춰져 있지 않으면 신호 품질이 나빠질 수 있다. NVIDIA의 기술 설명도 microring의 열 민감성과 제어를 별도 설계 문제로 다룬다.[5] 외부 레이저는 광원의 열 조건을 분리할 뿐, 패키지 안 광회로의 제어를 없애 주지 않는다.

여기서 구분해야 할 고장이 생긴다. 광원 출력이 줄어든 것인지, 연결부 손실이 커진 것인지, 변조기의 동작점이 바뀐 것인지에 따라 수리 방법이 다르다. 수신 오류만 보고 레이저부터 바꾸면 정상 부품을 교체할 수 있다. 출력·온도·오류 기록을 함께 보고 고장 구간을 좁혀야 한다.

쉽게 교체하는 것과 적게 멈추는 것은 다르다

공유 광원은 부품 수를 줄일 수 있지만 하나가 담당하는 범위는 커질 수 있다. 광원 하나를 여러 연결이 쓰면, 그 광원이 멈췄을 때 여러 연결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지도 따져야 한다. 모듈을 빠르게 갈아 끼울 수 있다는 장점과 고장 시 잃는 통신 용량은 별도 항목이다.

예를 들어 같은 기간에 고장 1회가 발생하고, 다른 조건은 같다고 가정하자. 수리에 5분이 걸리며 경로 4개가 중단되면 영향량은 20 경로·분이다. 수리에 2분만 걸려도 경로 32개가 중단되면 64 경로·분이다. 두 번째는 수리가 빠르지만 단순 합산한 중단 영향은 더 크다.

A repair-time example compares 4 paths for 5 minutes with 32 paths for 2 minutes.
Figure 4. Illustrative interruption exposure per failure: 20 versus 64 path-minutes. Equal path capacity, one failure and no redundancy are assumed. This is not a reliability or workload benchmark. VLSI Korea.

이 계산도 최종 가동률을 뜻하지는 않는다. 고장 빈도와 예비 경로, 실제 작업이 우회할 수 있는지까지 알아야 한다. 특정 연결이 막혀 전체 작업이 기다리는 경우에는 단순 합계가 손실을 과소평가할 수도 있다. 반대로 우회 용량이 충분하면 사용자가 느끼는 영향은 작을 수 있다.

설계의 경계 조건: 외부 광원의 가치는 ‘몇 분 만에 교체하는가’와 ‘그동안 무엇이 멈추는가’를 함께 봐야 드러난다. 현장 교체 가능이라는 문구만으로 무중단 운용을 판단할 수 없다.

레이저를 통합하는 반대 선택도 있다

앞서 본 Intel 시제품은 레이저와 광증폭기를 광집적회로에 포함하고 이를 전자회로와 결합했다. 2024년 발표 당시 시제품이라는 점도 명시됐다.[2] 이 사례는 외부 레이저가 CPO의 정의나 필수 조건은 아니라는 반례다. Intel의 OCI라는 제품 명칭과 OCI-MSA의 2026년 인터페이스 규격도 같은 것으로 취급하면 안 된다.

통합은 외부 광원에서 빛을 끌어오는 연결과 조립 단계를 줄일 여지가 있다. 대신 광원의 공정·열·검사 문제를 통합 구조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외부 방식은 그 경계를 분리하는 대신 빛을 전달하는 광섬유와 연결부를 더 관리한다. 어느 쪽이 싸고 안정적인지는 실제 수율과 광손실, 수리 방식으로 판단해야 한다.

외부 레이저를 쓰는 NVIDIA의 네트워크 스위치 사례와 Ayar의 연산 칩 간 연결 구상 역시 같은 시스템으로 합치면 안 된다. 광원을 분리하는 원리는 비교할 수 있지만, 통신 방식과 지연 요구, 연결 규모까지 같아지는 것은 아니다. 스위치 제품의 숫자로 임의의 GPU 패키지 성능을 예측할 수 없다.

산업의 가치는 어느 지점에서 생길까

이 구조에서 희소한 것은 광원 출력 하나가 아니다. 필요한 빛을 손실 적게 공급하고, 패키지와 광섬유를 반복 가능하게 조립하며, 고장을 정확히 찾아 수리하는 능력이 함께 필요하다. 레이저 업체의 성능 개선이 연결부 손실에 묻힐 수도 있고, 좋은 광 엔진이 조립 검사 비용 때문에 비싸질 수도 있다.

따라서 공급망을 볼 때는 광원, 변조기, 커넥터, 패키징을 각각의 성장 이야기로만 읽기 어렵다. 어느 부품의 성능이 다른 부품의 비용을 얼마나 줄여 주는지 연결해서 봐야 한다. 외부 광원 공급사에 기회가 생겨도 고객의 규격, 예비 부품 정책, 검사와 보증 비용이 수익성을 바꾼다. CPO 채택 자체가 특정 업체의 이익 증가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설계안 두 개를 비교한다면 먼저 같은 데이터 처리량과 같은 사용 조건을 놓는다. 그다음 광원에서 변조기까지의 손실, 모듈 전체 전력, 고장 한 번의 영향 범위, 실제 교체 절차를 나란히 확인한다. 외부 레이저가 답인 시스템은 이 비교에서 열 관리와 수리의 이점이 추가 광손실과 연결 비용을 상쇄하는 시스템이다.

CPO는 빛을 만드는 부품까지 무조건 칩 옆으로 모으는 기술이 아니다. 전기 신호는 짧게, 광원은 관리하기 좋게 배치하되, 그 사이에서 잃는 빛과 늘어나는 고장 경계를 감당하는 설계다. 레이저의 위치는 그 균형을 정하는 선택이다.

관련 해설: CPO의 구조와 trade-off.

Sources

  1. Ayar Labs products: TeraPHY and SuperNova
  2. Intel optical I/O chiplet prototype, 2024-06-26
  3. Ciena ECOC announcement, 2026-09-16
  4. OIF ELSFP 2.0, 2025-01-08
  5. NVIDIA CPO technical explanation, 2025-08-26
  6. OCI-MSA optical PHY v1.0, 2026-03-11

Update

2026-09-27 수정: CPO의 외부 레이저를 보편 조건처럼 읽을 수 있던 설명을 바로잡고, lane 환산과 광원 개수의 구분, 광손실 계산, 교체 중단 범위를 보강했습니다. 최초 발행일과 URL은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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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정보 제공만을 목적으로 하며, 특정 증권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유하는 것이 아닙니다. 본 글에 포함된 수치와 사실은 기업 공시, 언론 보도, 시장 조사 등 공개적으로 이용 가능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해당 자료 또는 작성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필자는 언급된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투자 결정 및 그에 따른 결과는 독자의 책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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