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EUV 펠리클이 다시 화두인가
EUV 노광은 이미 7nm·5nm·3nm 노드의 핵심 패터닝 도구가 됐고, 2nm·A14 노드에서도 EUV layer 수는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EUV 라인의 가동률과 yield 는 스캐너 자체뿐 아니라 마스크에 떨어지는 입자(particle) 컨택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EUV 마스크는 한 장당 수억 원에 이르고, 마스크에 30nm급 파티클 하나만 붙어도 그 마스크로 찍힌 모든 다이의 같은 위치가 결함을 가질 수 있다.
EUV 펠리클(pellicle)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스크 위에 띄우는 박막이다. 입자는 박막 표면에서 멈추고, 광은 박막을 통과해 웨이퍼에 결상된다. 그러나 13.5nm EUV 광은 거의 모든 물질에 강하게 흡수되기 때문에, 펠리클은 두께·재료·기계적 강도·열 방출을 동시에 짜내야 한다.
지금 EUV 펠리클이 다시 산업적 화두인 이유는 분명하다. 첫째, High-NA EUV(NA 0.55) 스캐너가 양산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같은 펠리클이 더 큰 광량과 더 가파른 빔 각도를 견뎌야 한다. 둘째, AI 가속기·HBM·고급 로직의 마스크 비용이 급등하면서, 마스크 한 장을 보호하지 못해 폐기하는 비용이 펠리클 적용으로 잃는 dose 손실보다 명백히 커졌다. 셋째, EUV 광원 power가 300W에서 500W대로 향하면서 펠리클이 받는 열 부하 자체가 다른 차원으로 올라간다.
펠리클의 실체 — 수십 nm 박막이 해야 하는 일
EUV 펠리클의 핵심 spec은 단순하지만, 각 항목이 서로를 잡아당긴다.
- 두께: 보통 30-70nm 수준의 박막. 두꺼울수록 강도와 열 용량은 좋아지지만 광 흡수가 함께 커진다.
- 단일 패스 투과율(transmittance): 양산용 최소선으로 통상 90% 이상이 거론된다. 광은 마스크 입사 시 펠리클을 한 번, 반사 후 한 번 더 통과하므로 왕복 투과율은 약 81%다. 이 81%가 스캐너의 effective dose와 throughput을 곧바로 결정한다.
- 면적: 마스크의 활성 패턴 영역(대략 100×130mm 규모)을 빠짐없이 덮어야 한다.
- 광 부하: 노광 중 펠리클은 수십-수백 W/cm² 수준의 EUV 광에 노출된다. 박막은 진공에 띄워져 있어 전도로 열을 빼낼 수 없고 거의 전적으로 방사(radiation)에 의존해야 한다.
- 재료 계보: 초기에는 다공성 폴리실리콘 + SiNx 코팅 구조가 주류였고, 이후 metal silicide·MoSi 류·SiNx-기반 다층 구조가 양산에 적용되어 왔다. carbon nanotube(CNT) 박막은 오래 거론된 차세대 후보다.
펠리클은 마스크 표면에서 약 2-3mm 떨어진 위치에 프레임으로 부착된다. 이 stand-off distance가 핵심이다. 거리가 충분히 멀어야 펠리클 표면에 앉은 파티클이 마스크의 결상 평면에서 충분히 디포커싱돼 패턴에 결함을 남기지 않는다. 펠리클이 단순한 보호 필름이 아니라 광학 부품으로 동작하는 이유다.
왜 어려운가 — 투과율·열·기계적 강도의 삼중 제약
EUV 펠리클은 서로 충돌하는 세 요구를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1. 투과율 vs 기계적 강도. 박막이 얇을수록 광 투과율은 좋아지지만, 진공 챔버 내 압력 차이와 스캐너의 가속·감속에 따른 관성으로 박막은 휘어지고 찢어진다. EUV 노광은 마스크를 빠르게 스캔하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펠리클은 매 노광마다 기계적 진동·관성을 받는다. 두께를 키우면 강도는 나아지지만 흡수가 늘어 throughput과 dose margin이 동시에 깎인다.
2. 열 부하 처리. EUV 광원 power가 250W → 350W → 500W대로 올라갈수록 펠리클이 흡수해야 하는 열도 거의 비례해 커진다. 진공 환경에서 전도가 막혀 있으므로 재료의 방사율(emissivity)이 낮으면 펠리클 자체가 수백 도까지 달궈지면서 변형·파손된다. 광원 power 증가가 펠리클 재료 로드맵을 다시 그리게 만드는 가장 큰 압력이다.
3. High-NA 시대의 빔 각도. 기존 NA 0.33 EUV는 빔이 비교적 수직에 가깝게 마스크에 입사하지만, High-NA 0.55는 광이 마스크에 더 사선으로 들어가 반사된다. 결과적으로 같은 박막 두께라도 펠리클을 통과하는 실효 광경로(path length)가 길어져 흡수가 커지고 투과율이 떨어진다. NA 0.33용 펠리클을 High-NA에 그대로 가져갈 수 없는 이유다.
여기에 EDA·process 통합 관점의 어려움이 더해진다. 펠리클이 흡수하는 만큼 마스크에 도달하는 EUV dose가 줄기 때문에, OPC(Optical Proximity Correction) 모델·dose 보정·CD uniformity sign-off가 펠리클 유무·투과율 변동에 민감하다. 펠리클 spec이 바뀌면 같은 마스크 세트의 dose recipe와 CD 모델을 재교정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는 펠리클이 단순 소모품이 아니라 process integration 변수임을 뜻한다.
누가 잘하고 있나 — 펠리클 공급망 지형
EUV 펠리클 공급망은 좁고, 플레이어가 분명하다.
ASML은 자사 스캐너용 펠리클을 직접 개발해 왔다. 공식 자료에 따르면 polysilicon 기반 박막에서 출발해 metal silicide 군으로 이행하면서 single-pass 90%대 투과율을 목표선으로 제시해 왔고, 스캐너·광원·펠리클을 묶어 throughput을 보증할 수 있는 유일한 위치에 있다.
미쓰이 케미컬(Mitsui Chemicals)은 ArF immersion 시대 펠리클 강자였고, EUV 펠리클로도 이행 중이다. 보도 기준 ASML과 협력 관계 아래 양산 supply의 일부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S Tech는 한국 펠리클·블랭크 마스크 전문 업체로, 삼성전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EUV 펠리클 양산성을 검증해 왔다. 공식 공시·발표 기준 자사 EUV 펠리클을 양산 라인에 공급한 사실이 알려져 있고, 국내 EUV 노광 layer가 늘어날수록 supply 비중이 커질 후보다.
TSMC는 한동안 EUV 노광에 펠리클을 쓰지 않거나 선택적으로만 적용해 왔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자사 마스크 클린·particle control 인프라가 충분히 강해 펠리클로 인한 dose 손실이 더 큰 비용이라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마스크 cost와 광원 power가 같이 오르면서 입장 변화가 진행되어 왔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EUV 양산 초기부터 펠리클 적용을 적극 진행해 왔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EUV 도입 layer가 많은 자사 DRAM·로직 라인 구조뿐 아니라, S&S Tech를 비롯한 국내 supplier 생태계를 의식한 선택이기도 했다.
Korea 시각 — S&S Tech와 삼성·하이닉스의 다른 곡선
한국 입장에서 EUV 펠리클은 흥미로운 위치에 있다. EUV 광원·스캐너·블랭크 마스크가 사실상 비국산인 가운데, 펠리클은 한국이 점유 가능한 몇 안 되는 슬롯이기 때문이다.
첫째, S&S Tech라는 자국 supplier의 존재는 메모리·로직 양쪽에 전략적이다. 마스크 보호의 가장 큰 비용 요소가 마스크 자체의 폐기·재제작이므로, 펠리클 supply가 안정적이면 EUV 라인의 OEE(Overall Equipment Effectiveness)가 직접 개선된다. 일본·네덜란드 의존도가 매우 높은 EUV 생태계에서 한국이 위치를 잡은 드문 layer다.
둘째, 삼성과 SK하이닉스의 EUV 도입 곡선 차이가 펠리클 수요에 그대로 반영된다. 삼성은 1z DRAM부터 EUV를 도입했고 로직 파운드리에서도 EUV layer 수가 많아 펠리클 수요 자체가 크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EUV 도입 범위가 보수적이었지만 차세대 DRAM·HBM 공정에서 EUV 비중이 늘어나는 흐름이라, 향후 펠리클 수요 베이스가 함께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High-NA EUV 진입 타이밍이 결정적 변수다. ASML High-NA 초기 출하 고객에 삼성·SK하이닉스가 포함된 것으로 보도된 가운데, High-NA 펠리클은 NA 0.33 펠리클과는 별도 트랙으로 가야 한다. 한국 supplier가 High-NA 펠리클 공급망에 NA 0.33과 같은 위상으로 진입하지 못하면, 다음 세대에서 점유율이 자연 감소할 위험이 있다.
구조적 약점은 분명하다. 펠리클은 한국이 잡은 한 줄이지만, EUV 라인 전체 BOM에서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광원·스캐너·블랭크 마스크의 종속을 펠리클 하나로 상쇄할 수는 없다. 다만 펠리클이 작은 부품이라고 무시되기에는 yield와 mask cost에 미치는 레버리지가 크다는 점도 사실이다.
Watch points — 6-12개월 내 점검 milestone
앞으로 6-12개월간 점검 가치가 있는 milestone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ASML High-NA EUV 펠리클 공식 spec 라인 — 단일 패스 투과율·최대 광 부하·기계 강도가 양산용으로 어느 선에서 잡히는지.
- EUV 광원 power 500W대 양산 적용 시점 — 펠리클 재료가 추가 변경되는지, 기존 metal silicide 계열 안에서 처리되는지.
- TSMC의 EUV 펠리클 적용 정책 변화 — 어떤 layer·어떤 노드부터 펠리클 적용을 표준화하는지, 자사 클린 인프라와의 trade-off가 어떻게 정리되는지.
- S&S Tech의 High-NA 펠리클 양산 검증 — 한국 supplier가 High-NA 진입에 동시 따라가는지, 시차가 생기는지.
- CNT(carbon nanotube) 펠리클의 양산 진입 — 오래 거론된 후보지만 양산 채택은 보수적이었던 CNT 박막이 dose loss를 얼마나 줄이며 실라인에 들어오는지.
개념 정리 / FAQ
Q. 펠리클 없이 EUV 노광을 할 수는 없나?
가능하다. 마스크 클린·particle control 인프라가 매우 강하다면 펠리클 없이도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마스크 한 장 가격이 수억 원이고, 한 번의 입자 컨택이 다이 수천 개의 yield를 깎는다면 펠리클로 인한 dose 손실(보도 기준 통상 10%대로 알려져 있다)이 보호 가치보다 작아진다. 마스크 cost와 광원 power가 함께 오르면서 펠리클 적용이 사실상 표준으로 굳어지는 흐름이다.
Q. ArF immersion 펠리클과 같은 기술인가?
아니다. ArF 펠리클은 193nm 파장에서 작동하며 두께가 μm 단위까지 갈 수 있는 polymer film이지만, EUV 13.5nm는 거의 모든 물질에 강하게 흡수되기 때문에 박막 두께를 nm 단위로 깎고 재료 선택이 완전히 다른 군으로 이동한다. 광학적·기계적·열적 설계가 사실상 새로운 부품이다.
Q. 펠리클 한 장 가격은?
공식 공개가는 없으나 보도 기준 한 장당 수천만 원~억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한 세트의 마스크를 수십 회 노광 사이클 동안 보호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ROI는 명확하다.
Q. 펠리클은 소모품인가?
그렇다. 사용 cycle, 광 부하 누적, 기계적 손상에 따라 교체된다. 다만 교체 cycle이 길수록 mask cost 보호 효율이 좋아지므로, supplier 별 수명 검증 데이터가 양산 채택의 핵심 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