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N-on-Si 전력 반도체 완전 해부: 데이터센터·EV 충전기가 실리콘을 넘어서는 이유

AI 서버 PSU와 EV 충전기의 효율 압박이 GaN-on-Si를 Si MOSFET 대안으로 부상시키고 있다. 2DEG 채널 이동도와 높은 임계 전계는 명백한 물성 우위지만, normally-off 구현과 current collapse라는 공정 난제가 양산 수율을 제약한다. 기술 원리부터 공급사별 전략, 한국 기업 포지셔닝까지 한 번에 짚는다.

GaN-on-Si 전력 반도체 완전 해부: 데이터센터·EV 충전기가 실리콘을 넘어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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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GaN-on-Si인가 — AI 서버와 EV가 만든 타이밍

a laptop computer sitting on top of a wooden d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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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서버 랙의 전력 밀도가 2년 전 20kW급에서 최근 100kW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전력 변환 효율은 시스템 설계의 핵심 제약으로 부상했다.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요구하는 서버 PSU(전원 공급 장치) 규격은 Titanium 등급, 즉 50% 부하 기준 96% 이상의 효율이다. 이 한 줄의 스펙이 기존 실리콘(Si) MOSFET 기반 설계를 밀어내고 GaN(질화갈륨) FET를 PSU 시장의 전면으로 불러냈다.

전기차(EV) 시장도 같은 방향이다. 11kW 이상 온보드 충전기(OBC)를 소형화하려면 스위칭 주파수를 높여 수동 소자(인덕터, 커패시터)를 줄여야 한다. Si 기반 Superjunction MOSFET이 수백 kHz 이상에서 스위칭 손실이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GaN FET는 수 MHz 영역에서도 상대적으로 낮은 손실을 유지한다. 이 주파수 이점이 시스템 전체의 비용과 무게를 구조적으로 낮춰 준다.

GaN-on-Si는 이름이 시사하듯 GaN 에피층을 실리콘 기판 위에 성장시킨 기술이다. GaN-on-SiC 대비 기판 원가가 낮고, 기존 8인치 CMOS 라인을 일부 활용할 수 있어 양산 경제성이 높다. 650V 브레이크다운 클래스에서 GaN-on-Si는 이미 가격 경쟁력에서 앞서고 있으며, 이 구간이 마침 서버 PSU와 EV OBC의 핵심 전압 레일과 일치한다는 점이 채택을 가속하는 구조적 이유다.

기술의 실체 — 2DEG, HEMT, 그리고 GaN의 물성 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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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N-on-Si 소자의 심장부는 AlGaN/GaN 이종접합 계면에서 자연적으로 형성되는 2차원 전자 가스(2DEG, Two-Dimensional Electron Gas)다. AlGaN과 GaN은 결정 격자 상수가 달라 계면에 압전 분극(piezoelectric polarization)과 자발 분극(spontaneous polarization)이 동시에 발생한다. 이 두 분극의 합이 GaN 측 계면에 음전하를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수 nm 두께의 고밀도 전자 채널이 외부 도핑 없이도 형성된다. 이 채널의 전자 이동도는 1500~2000 cm²/V·s에 달한다 — Si MOSFET 채널 이동도(약 500 cm²/V·s)나 SiC MOSFET(약 700 cm²/V·s 수준)를 크게 앞서는 수치다.

GaN의 임계 전계(critical electric field)는 약 3.3 MV/cm으로 Si(약 0.3 MV/cm)의 10배 수준이다. 같은 브레이크다운 전압을 달성하면서도 드리프트 영역을 훨씬 얇게 가져갈 수 있어, 비저항(specific on-resistance, Rds(on))이 Si 대비 수배에서 수십배 낮아진다. 높은 이동도와 높은 임계 전계라는 두 가지 물성 이점이 동시에 작용해 고전압·고주파 스위칭 조건에서 전력 변환 효율이 Si를 압도하게 된다.

소자 구조는 HEMT(High Electron Mobility Transistor)다. 소스, 드레인, 게이트 전극이 모두 에피 표면에 위치하며, 게이트 전압으로 2DEG 채널의 전자 밀도를 제어한다. GaN-on-Si 웨이퍼는 Si 기판 위에 AlN 핵성장층(nucleation layer), 응력 완충 버퍼 에피층, 언도프드 GaN 채널층, AlGaN 배리어층 순으로 MOCVD(유기금속화학기상증착)로 성장시킨다. 650V 브레이크다운을 보장하는 설계에서 전체 에피 두께는 통상 4~6 µm 수준이며, 이 버퍼층 두께와 조성 설계가 양산 수율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된다.

왜 어려운가 — normally-off, CTE 불일치, current collap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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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Normally-on 문제와 게이트 구조

기본 AlGaN/GaN HEMT는 게이트 전압이 0V일 때도 2DEG가 이미 존재하는 depletion mode, 즉 normally-on 소자다. 전력 변환 응용에서 normally-on은 치명적 안전 위험(시스템 전원 투입 시 의도치 않은 도통)이므로 enhancement mode(normally-off) 전환이 필수다. 주요 해법은 두 가지다. p-GaN 게이트는 게이트 영역 아래에 p형 GaN층을 삽입해 2DEG를 공핍시키고 임계 전압(Vth)을 +1~2V 수준으로 올린다. p-GaN층의 두께와 도핑 균일도 제어가 공정 난이도의 핵심이며, 층이 너무 두꺼우면 게이트 전류가 증가하고 너무 얇으면 Vth가 불안정해진다. recessed gate 구조는 AlGaN 배리어를 얕게 식각해 Vth를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식각 깊이 균일도가 수 nm 정밀도를 요구해 공정 재현성이 수율을 결정한다.

② 열팽창계수(CTE) 불일치와 웨이퍼 휨

GaN의 선팽창계수는 5.6 ppm/K, Si는 2.6 ppm/K로 두 배 이상 차이 난다. MOCVD 성장 온도(약 1000°C)에서 상온으로 냉각되는 동안 GaN 에피층에 인장 응력이 걸려 웨이퍼 휨(bow)과 균열(crack) 위험이 발생한다. 이 문제는 8인치 웨이퍼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며, AlGaN/GaN 초격자 응력 완충층 설계나 AlN 중간층 삽입이 에피 공급사의 핵심 노하우가 된다. 웨이퍼 bow가 크면 포토리소그래피 초점 불균일로 수율이 저하되어, 데이터시트에 잘 드러나지 않는 에피 웨이퍼의 bow 스펙이 실질 소자 수율을 결정하는 숨겨진 변수로 작용한다.

③ Current Collapse — 동적 Rds(on) 증가

GaN 소자의 실무 신뢰성에서 가장 까다로운 문제 중 하나가 current collapse다. 고전압 차단 상태에서 AlGaN 표면이나 버퍼 내부의 트랩(trap)이 전자를 포획하고, 이후 온(on) 상태 전환 시 실효 Rds(on)가 정적(DC) 측정값보다 수배 높아지는 현상이다. 실제 스위칭 파형에서 도통 손실이 예측보다 커지고 열 설계 마진이 무너지는 원인이 된다. 표면 패시베이션(SiN 증착)과 필드 플레이트(field plate) 구조 최적화가 current collapse 완화의 핵심 수단이지만 완전한 억제는 업계의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 시스템 설계 시 정적 데이터시트 수치만 보고 진행하면 현장에서 낭패를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누가 잘하고 있나 — 공급사별 전략과 기술적 차별화

Sony interactive entertainment processor on circuit 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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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ineon Technologies는 8인치 Si 기판 GaN-on-Si 공정을 자체 개발해 CoolGaN 제품군을 양산 중이다. p-GaN 게이트 구조를 채택했으며 GaN FET와 드라이버 IC를 별개로 공급하는 전략이다. 산업용·서버용 전력 변환 레퍼런스 설계 생태계가 넓어 설계 진입 장벽을 낮추는 강점을 가진다.

Navitas Semiconductor는 GaNFast 기술로 GaN FET, 게이트 드라이버, 보호 회로를 단일 칩에 모놀리식으로 통합한다. 게이트 루프 인덕턴스를 최소화해 고속 스위칭 시 링잉(ringing)을 억제하는 것이 핵심 가치다. 2023년 GaN Systems 인수로 고전력 세그먼트 포트폴리오까지 확보했다.

Texas Instruments는 자사 p-GaN 게이트 공정을 통해 650V급 GaN FET를 출시하며, 자체 드라이버 IC와의 시스템 레벨 통합 설계 지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STMicroelectronics는 MasterGaN 시리즈에서 하프브릿지 드라이버와 GaN FET를 단일 패키지로 묶어 설계 복잡도를 낮추는 전략을 택한다.

Transphorm은 normally-on GaN HEMT와 저전압 Si MOSFET을 직렬 연결하는 cascode 구성으로 normally-off 특성을 구현한다. p-GaN 게이트 공정 없이도 높은 Vth를 확보하는 현실적 타협안이지만, cascode 구성에 따른 기생 소자 영향이 추가 설계 변수로 들어온다. 결국 각 공급사의 접근법은 모두 current collapse 억제와 Vth 안정성이라는 동일한 근본 과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이며, 이 두 지표의 양산 재현성이 실질 경쟁력을 결정한다.

Korea 시각 — 구조적 강점과 약점, 기업별 포지셔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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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력 반도체 산업에서 GaN-on-Si는 전략 확장 영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DB하이텍은 8인치 GaN-on-Si 에피 공정을 파일럿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공개 보도가 있으며, 기존 8인치 BCD(Bipolar-CMOS-DMOS) 파운드리 역량을 GaN으로 확장하는 경로를 탐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아날로그·전력 소자 제조 경험이 GaN 공정 전환에서 일정 부분 활용될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삼성전기는 파워모듈 분야에서 GaN 기반 제품 개발을 공개 발표한 바 있다.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로 쌓아 온 소형화·고집적 패키징 역량이 GaN 파워 모듈 응용에서도 경쟁 우위로 작용할 수 있다. LX Semicon, 매그나칩 등도 전력 반도체 포트폴리오 다변화 과정에서 GaN을 중장기 옵션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구조적 약점으로는 에피 성장 장비 의존도가 꼽힌다. GaN-on-Si 에피 성장에는 MOCVD 시스템이 필수인데, Aixtron(독일)과 Veeco(미국)가 글로벌 MOCVD 장비 시장을 과점한다. 에피 웨이퍼를 외부 공급사에서 구매하는 전략도 가능하지만, 이 경우 소자 물성 차별화와 원가 통제 모두 어려워진다. 에피 내재화 여부가 GaN 경쟁력의 핵심 관문이다.

구조적 강점은 8인치 파운드리 인프라와 국내 GaN 수요 창출 환경이다.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화 정책, EV 충전 인프라 확대, 5G/6G 기지국 투자가 국내 GaN 시장 수요를 키우는 배경이 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압박 속에서 한국 파운드리가 GaN 에피 내재화에 투자를 결정하느냐가 중기 경쟁력의 분기점이 될 것이다.

Watch Points — 향후 6~12개월 주시할 마일스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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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Vlad Tchompalov on Unsplash
  • 서버 PSU GaN 채택률 확대: 2026년 하반기 AI 서버 신모델 출시 사이클에서 Titanium 등급 PSU의 GaN FET 탑재 비중이 의미 있게 늘어나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요 ODM의 레퍼런스 설계 변화가 선행 신호로 작용한다.
  • 650V GaN의 자동차 AEC-Q101 인증 공급망 다변화: 차량용 인증을 보유한 공급사 수가 늘어나고 복수 소싱이 가능해지는 시점이 EV OBC 시장 본격 전환의 조건이다. 현재는 특정 공급사에 편중된 구조다.
  • 1200V 클래스 GaN-on-Si 양산 발표: 현재 1200V 이상은 SiC MOSFET 영역이다. GaN-on-Si로 이 클래스를 달성하려면 에피 두께가 크게 늘어나 CTE 불일치 문제가 심화된다. 2026년 중 양산 가능한 1200V GaN 제품 발표가 있다면 업계 구도 변화를 예고하는 이정표가 된다.
  • 6G 기지국 RF PA용 GaN-on-Si 사업화: 통신용 GaN PA는 전통적으로 GaN-on-SiC 기반이었다. GaN-on-Si의 원가 경쟁력이 기지국 PA 시장에도 침투할 수 있는지가 중기 시장 확장의 관건이다.
  • 한국 파운드리의 GaN 에피 내재화 투자 발표: DB하이텍 등이 MOCVD 에피 성장 역량을 본격 내재화하는 투자를 공개 발표할 경우, 국내 GaN 전력 반도체 공급망의 구조 변화를 예고하는 핵심 이벤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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