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관리란? 불확실한 수요 앞에서 최적 주문량을 결정하는 방법

재고 관리란? 불확실한 수요 앞에서 최적 주문량을 결정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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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준비해놔야 하나요?"

재고 관리 (나의 경우, 제품의 라이센스 관리) 업무를 하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내가 있는 SW 분야는 라이센스가 있어야 유료 Program을 실행 할 수 있다. 이는 매우 비싸기 때문에 필요 수량만 보유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과제 마지막 단계가 오면, 모든 엔지니어들이 엄청나게 바쁘고, 당연히 엄청나게 많은 Program이 사용된다. 여기서 '라이센스 부족'이 뜨면, 엔지니어는 바로 라이센스 관리 팀을 탓하게 된다.

라이센스가 부족해서 Tape-out 기간을 못 맞추면 공정마다 다르지만, 선단 공정 기준으로는 1년 이상 딜레이 된다고 봐야한다. 나는 반도체를 예시로 들었는데, 의료기 재고가 부족한 경우, 응급환자는 죽는다.

재고 관리는 직관이나 과거 경험으로 답하는 사람도 있고, 스프레드시트를 들여다보며 답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Operations Management는 이 질문에 수학과 통계로 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번 글은 재고 관리의 핵심 모델 세 가지를 정리한다. EOQ(Economic Order Quantity), 뉴스벤더 모델, 그리고 Order-Up-To 모델. 각각이 다른 상황을 다루지만, 모두 같은 철학에서 출발한다.

"결정을 통계학으로 만들어라."

1. 기초 개념: 재고를 어떻게 측정할까

재고 분석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두 가지 지표가 있다.

공급 가능 일수(Days of Supply) 는 현재 재고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일수다. 티파니 같은 명품 보석 브랜드는 168일치 재고를 갖고 있고, 식품 매장은 며칠 수준의 채소를 갖고 있다. 업종마다 천차만별이다.

재고 회전율(Inventory Turns) 은 연간 재고가 몇 번 순환되는지를 나타낸다. 두 지표는 역수 관계다.

재고를 보유하면 항상 두 가지 비용이 발생한다.

  • 보유 비용(Holding Cost): 창고에 재고를 쌓아두는 비용. 일반적으로 연간 구매 비용의 20~30%
  • 주문 비용(Ordering Cost): 주문을 넣을 때마다 발생하는 고정 비용

2. EOQ 모델 — 반복 주문이 가능할 때

수요가 예측 가능하고 반복적으로 주문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Economic Order Quantity(EOQ) 모델을 쓴다.

  • q*: 위첨자 *는 최적값을 뜻한다. 최적 EOQ 값
  • D: 연간 수요
  • K: 주문당 고정 비용
    • 주문을 할 때마다 사용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 주문을 자주하면, 주문을 관리할 사람이 더 필요하고, 주문마다 발생하는 비용들이다.
  • h: 단위당 연간 보유 비용

주문량이 많아지면 보유 비용이 오르지만, 주문 횟수가 줄어 주문 비용이 내려간다. 이 두 비용의 합이 최소가 되는 지점이 EOQ다.

대량 구매 수량 할인이 있는 경우

공급업체가 "100개 이상 주문하면 10% 할인"을 제시할 때, 무조건 대량 구매가 유리한 것은 아니다. 반드시 두 가지를 비교해야 한다.

  1. 할인 없이 EOQ로 주문할 때의 총 비용
  2. 할인을 받아 대량 구매할 때의 총 비용 (더 낮아진 단가로 재계산)

숫자가 말해주는 쪽을 선택하면 된다.


3. 뉴스벤더 모델: 단 한 번만 주문할 수 있을 때

일간 신문, 유행하는 옷, 콘서트 티켓, 항공 좌석, 호텔. 이런 제품들은 수요가 불확실한 데다가 기회가 한 번뿐이다. 팔다 남으면 버리거나 염가 할인 처분해야 한다.

그렇다고 일간 신문을 너무 적게 만들거나 유행하는 옷을 적게 만들면 대량 판매 기회를 놓치게 된다.

이 상황을 모델화한 것이 Newsvendor Model 이다. 이름처럼, 신문 판매원이 오늘 아침 몇 부를 주문할지 결정하는 상황에서 출발한다.

두 가지 핵심 비용

비용 기호 의미
과소주문 비용 Cu (Underage Cost) 판매 기회를 놓쳤을 때의 손실 = 마진
과잉주문 비용 Co (Overage Cost) 팔지 못한 재고를 처분할 때의 손실

예를 들어 여름에 새로운 유행 서핑복을 구매가 $100, 판매가 $190, 시즌 종료 후 처분가 $70이라면:

  • Cu = 190 - 100 = $90 (못 팔았을 때 잃는 마진)
  • Co = 100 - 70 = $30 (남았을 때 버리는 돈)

임계 비율(Critical Ratio)

최적 서비스 수준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다.

위 예시에서 CR = 90 / (90 + 30) = 0.75

이 의미는 명확하다. 재고 확보 확률을 75%로 맞추는 것이 가장 수익성이 높다는 뜻이다. 100%를 향해 달려가는 것이 비즈니스 관점에서는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

"모든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려고 하면 비즈니스가 불행해진다."

CR이 1에 가까울수록 재고를 공격적으로 늘려야 하고, 0에 가까울수록 보수적으로 줄여야 한다. 비용 구조가 전략을 결정한다.

주문량 계산: 두 가지 방법

방법 1 — 특정 분포 테이블 사용 수요 분포(평균, 표준편차)에 대한 테이블이 있을 때. 테이블에서 F(Q) = CR을 만족하는 Q를 직접 찾는다.

방법 2 — 표준 정규분포 테이블 사용 범용 방법이다.

  1. 표준 정규분포 테이블에서 F(z) = CR에 해당하는 z 값 찾기
  2. 주문량 계산: Q = μ + z × σ

예시: 평균 수요 15,000개, 표준편차 5,000개, 목표 서비스 수준 97.5%

  • F(z) = 0.975 → z = 2.0
  • Q = 15,000 + 2.0 × 5,000 = 25,000개

기대 잔여 재고와 기대 판매량

주문량이 결정되면 두 가지 성과 지표를 계산할 수 있다.

기대 잔여 재고=I(z)×σ

기대 판매량=Q−기대 잔여 재고

I(z)는 표준 정규분포 테이블에서 조회하는 잔여 재고 계수다. z = 0.5일 때 I(z) = 0.6978이므로, σ = 1,000이면 기대 잔여 재고는 약 698개다.

기대 수익 계산

기대 수익=p×기대 판매량+s×기대 잔여 재고−c×Q

  • p: 판매 단가
  • s: 잔여 재고 처분 가격
  • c: 구매 단가

99% 서비스 수준의 실제 비용

서비스 수준과 기대 수익의 관계를 그래프로 그려보면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 서비스 수준이 올라갈수록 주문량은 계속 증가한다
  • 하지만 기대 수익은 CR 지점에서 최대가 되고, 그 이후로는 감소한다

CR = 0.75인 상황에서 99% 서비스 수준을 추구하면 주문량은 대폭 늘지만 기대 수익은 오히려 크게 줄어든다. 그 차이가 바로 고객 행복의 가격(Price of Customer Happiness) 이다.

99%가 나쁜 게 아니다. 그 비용이 타당한지를 물어야 한다. 같은 돈을 마케팅에 쓰는 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


4. 불일치 비용과 변동계수

수요가 불확실한 이상, 완벽한 재고 계획은 존재하지 않는다. 항상 불일치가 생긴다.

불일치 비용=최대 가능 수익−기대 수익

불일치 비용을 키우는 두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변동계수(CV) 증가

CV=μ/σ​

표준편차 자체가 아닌 변동계수로 수요 불확실성을 측정해야 한다.

둘째, 임계 비율의 위치

비용 구조에 따라 CR이 결정되고, 이 CR이 불일치 비용의 규모에도 영향을 준다.

불일치 비용을 줄이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수요 예측 정확도를 높이는 것이다. 수요 예측이 완벽하다면 표준편차와 무관하게 항상 최대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


5. 연기 전략(Postponement) — 불확실성을 뒤로 미루기

불일치 비용을 줄이는 또 다른 방법은 customization 시점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다.

스타벅스 가 대표적인 예다. 에스프레소 샷, 우유, 시럽은 재고로 보유하되, 완성된 음료는 주문이 들어온 후에야 만든다. 완성품 재고는 제로다. 이것이 Partial Make-to-Order 모델이다.

자동차 산업도 마찬가지다. 기본 차체는 미리 제작하고, 고객이 선택한 옵션은 나중에 추가한다. 변형이 수천 가지인 제품을 완성품으로 재고에 쌓는 것은 재고 불일치의 극단적인 사례가 된다.

연기 전략이 효과적인 조건은 명확하다.

  • 제품 변형(variant)이 많을 때
  • 공통 부품의 규모의 경제 효과가 클 때
  • 생산 리드타임이 짧아 고객 대기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을 때

6. Order-Up-To 모델 — 반복 주문이 가능하고 수요가 불규칙할 때

뉴스벤더 모델은 단 한 번만 주문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매주, 매달 반복적으로 주문할 수 있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때 쓰는 것이 Order-Up-To 모델 이다.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재고 수준이 S(Order-Up-To Level) 아래로 내려올 때마다 S까지 채우는 주문을 넣는다.

재고 포지션=보유 재고+주문 중 재고−백오더

Q_t = S −재고 포지션

예를 들어 현재 보유 재고가 5개, 이전에 주문해서 오는 중인 재고가 10개, 백오더가 없고, 목표 수준 S가 22라면:

  • 재고 포지션 = 5 + 10 = 15
  • 주문량 = 22 - 15 = 7개

Medtronic ICD 사례 — 영업사원이 재고를 직접 들고 다니는 이유

Medtronic의 심장 제세동기(ICD)는 Order-Up-To 모델의 교과서적 사례다.

  • 가격: 약 $30,000~$50,000
  • 크기: 성냥갑 수준
  • 수요: 매우 불규칙, 예측 거의 불가
  • 리드타임: 배급 센터에서 영업사원까지 1~2일

Medtronic의 영업사원들은 ICD를 직접 휴대한다. 의사가 수술을 결정하면 몇 시간 내에 필요한데, 그때 가서 발주하면 이미 늦다. 마진이 극도로 높기 때문에 단 한 건의 기회도 놓칠 수 없다.

흥미로운 점은 Medtronic의 미국 내 배급 센터가 Memphis 단 1곳이라는 사실이다. FedEx 본사와 같은 위치다. 빠른 배송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다.


7. 포아송 분포 vs 정규분포 — 어떤 분포를 써야 하나

재고 모델에서 수요 분포를 어떻게 설정하느냐는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정규분포는 연속형 분포다. 이론상 음수 수요도 확률을 부여한다. 평균 수요가 충분히 클 때는 이 문제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수요량이 작을 때는 심각한 왜곡이 생긴다.

포아송 분포 는 이런 경우를 위해 존재한다.

  • 이산형: 0, 1, 2, 3... 정수만 가능
  • 비음수: 음수 없음
  • 평균 = 분산 = λ (표준편차 = √λ)
상황 적합한 분포
수요량이 크고, 집계 수준 정규분포
수요량이 작고, 이산적 포아송 분포
지역 배급 센터 (집계 수요) 정규분포
개별 영업사원 (소량 수요) 포아송 분포

핵심 원칙: λ가 커질수록 포아송 분포가 정규분포 모양에 수렴한다. 집계 수준에서 정규분포를 쓰는 것이 합리적인 이유다.


마무리: 왜 이 모델들을 배우는가

EOQ, 뉴스벤더, Order-Up-To. 세 모델 모두 서로 다른 상황을 다루지만 공통된 메시지가 있다.

재고 의사결정은 직관이 아니라 비용 구조에서 출발해야 한다.

CR = 0.75라면 75%가 최적 서비스 수준이다. 99%를 추구하는 것은 비용이 따르고, 그 비용을 명시적으로 인식해야 한다. 영업사원이 ICD를 직접 들고 다니는 것도, Medtronic이 Memphis 한 곳에 배급 센터를 두는 것도, 모두 이 논리의 연장선이다.

확률로 표현하는 습관을 들이자. "14,000개를 주문하면 97.72%의 확률로 모든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숫자 기반으로 남들을 설득 할 수 있다.

데이터, 논리, 프레임워크가 탄탄하면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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